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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조상들은 빨갛게 익은 감을 딸 때 나무에 열매를 조금 남겨 놓았습니다. 겨울철 먹이가 부족할 새들을 위한 ‘까치밥’인데요.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선조의 지혜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환경 오염과 지구 온난화로 생태계가 훼손되면서 생물 100만 종이 멸종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봐온 소중한 동식물을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ESG 경영의 새 지표로 떠오른 ‘생물다양성’
2022년 12월, 제15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가 채택됐습니다. 이는 2030년까지 생물다양성 손실을 멈추고 회복시키기 위한 국제적 합의입니다. UN과 국제 사회는 세계 육지와 해양의 30%를 보전·관리하고, 생물다양성 복원에 매년 최소 2,000억 달러(한화 약 250조 원)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ESG 경영의 화두는 기후 변화에서 생물다양성 보전으로 확대되기 시작했습니다. 생물다양성 문제가 확산되자 생태계 균형을 바로잡으려는 기업과 단체 또한 늘어났습니다.
여기에 자연 자본이 주목받는 현상도 가세했습니다. 자연 자본은 자연과 생태계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경제·환경·사회적 이익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농업, 어업, 산림 등 1차 산업뿐만 아니라 식량, 건축 산업도 자연 자본의 영향을 받아 경제 손실이 초래될 수 있는데요. 꽃가루를 옮기는 꿀벌의 감소로 식량 생산이 타격을 입는 것도 한 예입니다. 이에 58개국 1,100개 기업이 참여 중인 글로벌 협의체 TNFD(Taskforce on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는 2023년 9월 ‘자연 자본 관련 공시 프레임워크’의 최종 권고안을 발표하며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글로벌 기업 300여 곳이 TNFD 기반 자연 자본 공시를 약속했습니다.
생물다양성은 투자 환경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S&P 다우존스 지수사는 2024년 초 생물다양성에 초점을 둔 S&P 500 생물다양성 지수(S&P 500 Biodiversity Index)와 S&P 글로벌 라지·미드캡 생물다양성 지수(S&P Global LargeMidCap Biodiversity Index)를 출시했습니다. 편입 종목은 기존 지수를 구성하는 기업들이 환경 및 생물다양성 목표를 충실하게 이행했는지 평가해 선정됩니다. 생태계를 고려한 책임감 있는 투자를 유도하기 위함입니다.
세계경제포럼은 2050년까지 생물다양성 시장이 약 700억 달러(약 9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합니다. 생물다양성 펀드 규모도 급증하고 있는데요. 2024년 2월, 영국 대체 투자 운용사 그레샴 하우스는 글로벌 자문 기업 윌리스 타워스 왓슨(WTW)과 생물다양성 펀드를 선보였습니다. 기업의 생물다양성 발자국 상쇄를 직접적으로 수익과 연계한 최초의 펀드가 될 것으로 보여 당시 영국 자본 시장에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한국도 2023년 12월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2024~2028)’을 수립합니다.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 가능한 이용이 목표인 범부처 차원의 최상위 계획으로, 핵심은 2030년까지 전 국토의 30%를 생물다양성 보호 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국제 사회 일원으로서 의무를 이행하고, 자연의 혜택을 지역 사회와 공유해 경제 효과를 창출하려 합니다.
생물다양성 보전에 힘쓰는 효성 계열사들
▲ 잘피숲 가꾸기, 연안 생태계 복원 등 해양 환경 보호에 앞장선 효성
전 세계의 생물 다양성 보전 노력에 효성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2022년 12월부터 민간 기업 최초로 국가 바다숲의 잘피숲 가꾸기 사업에 동참 중인데요. ‘잘피’는 블루카본(탄소 흡수원)을 대표하는 해양 보호 생물로, 1ha 규모의 잘피 서식지가 매년 약 4.7톤의 탄소를 저감합니다. 효성은 2023년 5월 해양수산부, 한국수산자원공단과 MOU를 체결하고 해양 사막화 방지와 탄소 저감 활동을 확대하기도 했습니다.
2024년에는 완도군, 한국수산자원공단과 손잡고 탄소 중립 및 바다 생태계 보전 업무 협약을 체결해 해양 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지난 5월 바다식목일에 맞춰 완도군 동고리 해역에 잘피 2천 주를 이식하고 해변을 정화했습니다.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고 지역 사회에 보탬이 되려는 효성의 의지라 할 수 있습니다.
▲ 2023년 11월부터 국내산 농축산물을 매입해 화포천습지 철새에게 제공하는 사업 지원
겨울 철새 보호에도 세심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2024년 2월, 세계 습지의 날을 기념해 김해 화포천습지에서 보호 및 치료한 독수리 세 마리를 방사하고,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겨울 철새를 위해 먹이 지원에 나섰습니다. 이 사업은 아사하는 철새를 보호하고 생태계를 지키고자 2023년부터 진행 중입니다.
그와 함께 2023년 국립생태원과 멸종위기 1급 산양 등 야생동물 서식지인 경북 영양·울진 지역도 찾았는데요. 영세 농가에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는 철제 울타리 등의 시설을 설치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농가의 저가 그물망으로 인한 야생동물 피해를 줄이리라 기대합니다.
▲ 2024년 7월, 울산기후위기대응교육센터에 멸종위기 밀원생태학습정원을 만든 HS효성첨단소재
HS효성첨단소재는 충남 서천군 물버들 생태체험학습센터와 울산기후위기대응교육센터에 멸종위기 식물을 활용한 밀원식물 정원을 각각 조성해 꿀벌 개체수 증진에 힘썼습니다. 전주 기린공원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전주물꼬리풀 식재지를 꾸리는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전개했습니다.
지역 사회 상생도 이뤄졌습니다. 2024년 초 효성티앤씨 사업장이 자리한 대구의 달성습지를 생물다양성 보전 지역으로 선정하고 생태계 보호에 주력했습니다. 달성습지는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해 생태적 가치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곳입니다. 효성은 이러한 달성습지를 주제로 열린 ‘생물다양성 축제’를 후원하며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운영했습니다. 그리고 자연학교 지원, 생물다양성 탐사 보고서 가이드북 제작으로 시민과 전문가로 구성된 네트워크도 구축 중입니다.
▲ 2022년 10월, 청주동물원에서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을 펼친 효성화학 옥산공장 임직원들
야생성을 잃은 동물을 돕는 손길도 이어졌습니다. 효성화학은 2022년 서식지외보전기관인 청주동물원과 협력해 동물행동풍부화 프로그램으로 반달가슴곰, 히말라야타르 등 국가보호종이 자연과 유사한 환경에서 지내도록 도왔는데요. 직접 호박과 칡 줄기로 특별식을 만들고, 야생 환경처럼 활발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게 독려했습니다.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아 2023년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이 주관하는 ‘멸종위기종 보전 후원 인정제’ 기업에 HS효성첨단소재와 함께 선정됐습니다.
▲ 2023년 3월 ‘멸종위기종 보전 후원 인정제’ 인정기업에 선정된 효성화학과 HS효성첨단소재
임직원과 가족이 같이 나서기도 했습니다. 효성중공업 창원공장 임직원 및 가족 80여 명은 ‘자연의 콩팥’으로 불리는 습지 중 하나인 함안군 뜬늪을 찾아 쉼터를 만들고 생태 교육을 받았습니다. 또 ‘사업장 1사 1하천 정화’로 유해 식물을 제거해 서식지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조현준 회장은 ‘생물다양성이 보존되는 환경은 기업의 토대이자 지속 가능한 발전의 목표’라 밝혔는데요. 이에 효성은 새롭고 진정성 있는 생태계 보전 방안을 고민하며, 지역 사회와 미래 세대가 누릴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내일, 모두의 지구를 위한 효성의 생물다양성 보전 행보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