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이 미국 빅테크로부터 9월 한달 동안에만 3,865억원 규모 초고압변압기를 수주했다. 조현준 회장이 수년간 공들여 온 미국 현지 생산·솔루션 체계가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효성중공업은 15일 미국 유력 빅테크 2곳에서 총 3,865억원 규모 초고압변압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수주한 초고압변압기는 미국 남∙북부 지역에 신규 건립되는 AI 데이터센터에 투입된다. 각각 2,200억원 규모 765kV 초고압변압기와 1,665억원 규모 345kV 초고압변압기로,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에 공급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효성중공업이 쌓아온 높은 제품 신뢰성을 바탕으로 빅테크 등 현지 전력 인프라시장에서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한 결과다.
□ 조현준 회장 “60년 만의 슈퍼사이클… 5년 내 글로벌 톱3 가겠다”
이번 대규모 빅테크 수주는 AI로 인한 전력 시장의 판도 변화에 대비해 치밀하게 준비해 온 조현준 회장의 ‘승부수’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조현준 회장은 “AI 시대를 맞아 전력 인프라 수요가 폭발하며 60년 만의 슈퍼사이클이 왔다”며, “변압기, 차단기는 물론 HVDC·스태콤·ESS 등 전력 안정화 시스템까지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경쟁력을 기반으로 효성중공업을 5년 안에 글로벌 톱3로 올려놓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AI 시대에 대비해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사업을 집중 육성해 왔다. 특히 빅테크 등 글로벌 데이터센터 운영자들이 ‘안정적 전력 확보’와 ‘신속한 구축’을 책임져 줄 파트너를 찾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조 회장은 “데이터센터를 아무리 지어도 전력 공급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효성의 압도적인 역량이 총집결된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그룹의 미래 성장축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효성중공업이 지난 2020년 인수한 미 테네시 초고압변압기 공장은 현재 현지 공급망 주도권의 핵심 기지로 자리 잡았다. 멤피스 공장은 현재 진행중인 증설이 완료되면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지난 7월에는 북미 에너지인프라 솔루션 선도기업 콴타와 초고압차단기 합작법인을 설립, 변압기에 이어 차단기까지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면서 조 회장이 강조해 온 ‘토털 솔루션’의 하드웨어 기반을 완성한 바 있다.
9월 초에는 변압기·차단기 등 전력설비와 ESS·마이크로그리드·스태콤 등 안정화 솔루션 설계 인력을 한 조직에 결집시킨 ‘데이터센터사업팀’을 신설,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의 ‘원스톱 파트너’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 폭증하는 美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효성重, ‘최우선 파트너’로 부상
글로벌 최대 전력시장인 미국은 최근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30년까지 연평균 15% 성장할 전망으로, 이를 지원하기 위한 신규 전력 인프라에 약 500억달러(한화 66조원)가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중공업은 2010년대 초부터 미국 765kV 초고압변압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현재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765kV 초고압변압기의 절반 가까이를 공급해 왔다.
초고압변압기 뿐만 아니라 72.5kV부터 800kV 초고압차단기까지 공급할 수 있는 독보적 라인업을 갖췄다. 또한 전력 안정화 설비인 스태콤(STATCOM·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 수주도 크게 늘어나고 있어, 최근 투자가 확대되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의 키 플레이어 역할을 지속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효성중공업의 8월까지 신규 수주액은 약 9조 3천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주액을 넘어섰다. 연간 수주목표도 기존 8.4조원에서 12조원으로 상향했다.